신고리 5·6호기 찬반 ‘과열’… 갈라진 민심

정혜원 / 기사승인 : 2017-09-14 14: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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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찬반 양극화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가를 시민 참여단 500명이 지난 11일 발표된 가운데 원전 인근 지역인 울산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찬반 여론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 ‘원전은 미래’라고 하는 건설 찬성 측과 ‘원전보단 안전’이라는 건설 반대 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찬성 측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공론화위원회 활동을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각하돼 더 열을 올리고 있다. 한수원 노조가 포함된 신청인들은 가처분 외에 공론화위 구성을 취소하라며 국무총리실을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원전 인근 주민들은 정치적 판단으로 이뤄진 결과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찬반 맞불집회 평화적 마무리… 입장 대립 여전
국민 대표성 결여 VS 원전 인근 주민 의견 반영
“잘못된 원전 인식 바로 잡을 것… 건설 재개 돼야”


신고리 찬반 단체 맞불집회
신고리 5·6호기 건설 찬반단체가 지난 9일 오후 울산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찬반 단체는 비슷한 시간대와 근접한 거리에서 시위를 해 혹여 물리적 충돌이 있을까 우려됐지만 다행히 별다른 사고 없이 집회가 마무리됐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반대하는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1만 여명은 원전 인근 주민들, 서울대·경희대 원자력공학과 학생 및 교수, 신고리 원전 건설 노동자 등 원전 관계자들과 오후 1시 울산 태화강역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저지 총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역 경제 파탄내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즉각 철회하라”, “무책임한 원전 정책 국가경제 무너진다”, “대안없는 탈원전 정책 즉각 철회하라” 등을 외치며 신고리 원전 건설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원전건설 지지 발언, 문화공연 등에 이어 태화강역에서 터미널사거리까지 왕복 2.3㎞ 구간을 행진하고 오후 5시 30분께 해산했다.


특히 이날 건설 찬성 집회에서는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 이상대 신고리 5·6호기 중단반대 범울주군민대책위원장, 최양현 새울본부걸설지부회장, 문지훈 새울본부위원장 4명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저지를 결의하며 삭발했다.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한수원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위해 국가가 시키는 대로 일했는데, 이제 우리는 ‘마피아'’라고 불린다”며 “원전 시공사와 협력사, 원전을 자율 유치한 주민들 모두 나라를 생각한 죄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그는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하는 원전 정책을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 백년대계인 에너지 정책을 불과 3개월 동안의 공론화에 맡겨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대 대책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원전은 에너지의 대들보”라며 “원자력이 없으면 신생에너지나 대안에너지도 의미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북한이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원전을 없애자고 한다”며 “에너지 정책은 국무총리에게 맡기고, 대통령은 북핵 등 국가 위기관리에 전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원전건설에 반대하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도 오후 3시 남구 문화예술회관에서 탈핵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문화예술회관을 출발해 롯데백화점 광장까지 1.5㎞를 행진했다. 새민중정당 울산시당도 북구 명촌근린공원에서 집회를 개최한 후 4.2㎞를 걸어 롯데백화점 광장에 합류했다. 광장에서는 자유발언, 선언문 발표, 탈핵 콘서트 등의 순으로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이날 원전건설 찬반 단체의 충돌을 우려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전제 하에 주최 측과 집회 시간, 행진 경로, 무대설치 장소 등을 협의하고 평화로운 집회를 당부했다.


그들은 만일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11개 중대, 1100여 명를 동원했으며, 대규모 집회와 행진에 따른 차량정체 해소를 위해 교통경찰관 200명을 배치할 정도였다.


공론화위 활동 가처분 신청 ‘각하’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위원장과 울산 울주군 범군민대책위원회 등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 활동을 중단시켜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민사소송 수단인 가처분을 통해 공론화위 활동 중지를 요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신청인들은 정부가 에너지위원회의 심의 없이 공론화위를 구성해 법적 절차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행정예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론화위 구성·운영에 관한 규정을 시행했기 때문에 공론화위 운영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본락 신고리 5·6호기 추진대책위원장은 “가처분 신청이 다루지도 않고 각하했다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며 “공론화 여론조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론화위 활동 중지를 내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공론화위 구성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의 먼저 판결도 나오기 전이여서 가처분 신청 각하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위원장은 “법적 근거 없는 공론화위를 인정하지 않고, 행정소송에 대한 판결이 날 때까지 그들과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공론화위 구성 취소를 요구한 행정소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다.


“원전 지역 주민에 가중치 두지 않을 것”
공론화위 활동 가처분 신청이 각하된 날 공론화위는 공론조사 과정에서 원전 인근 주민들의 의견에 가중치를 두는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공론화위는 “대표성 확보가 중요해 지역 분포를 맞추기로 했으며, 이에 시민참여단 500명을 뽑을 때 원전 지역 주민을 더 뽑거나 의견에 가중치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인근에 사는 울산 울주군 주민들은 원전 반경 5km 이내 주민을 시민참여단에 30% 이상 참여시켜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공론화위는 원전 지역주민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갈등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기로 한 것이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의 숙의 과정에서 지역관계자 의견과 입장이 충분히 전달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손본락 신고리 5·6호기 추진대책위원장은 “우리가 공론화위와 접촉했던 것은 지난달 28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 방문했을 당시 도보 위에서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그 때 당시 주민들이 요구했던 5가지 사항에 답변을 주면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참여단의 숙의 과정에서 원전 지역 관계자들 의견과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했는데, 지역 주민인 우리와 일전 소통도 없이 어떻게 우리의 입장을 잘 전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글=정혜원 기자/사진=오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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