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불협화음’

신섬미 / 기사승인 : 2017-07-19 14: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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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 주1회 한 번 재활용 쓰레기 배출을 위해 이른 아침 주민들이 집을 나서고 있다.

최근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수거와 관련해 각종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울산에서 쓰레기수거업체들이 공공주택의 재활용 쓰레기 중 스티로폼, 폐비닐을 수거해가지 않아 소란이 일기도 하는가 하면 아파트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 시간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 섞인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주 1회 정해진 쓰레기 배출 시간, 주민 불편 가중
아파트 관리사무소, 공간 확보 등 환경 여의치 않아
아파트와 재활용 수거업체 간 잡음


지난 1월 울산지역의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처리비용 부담의 이유로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폐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수거하지 않기로 하면서 혼란을 겪었다.


지난해 말 재활용 수거업체들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폐비닐, 스티로폼, 완구류 등을 올해 1월16일부터 수거하지 않겠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통보했다. 이는 발전소 연료로 사용되는 폐비닐의 원가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이유로 낮아지자 처리 비용에 부담을 느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빗발쳤고 울산시가 직접 나섰다.


시는 재활용품 수거운반 협동조합을 상대로 “폐비닐과 스티로폼을 수거하지 않겠다면 아예 이 일에서 손을 떼라”며 강공책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현재는 정상적으로 폐비닐과 스티로폼 등이 수거되고 있다.


▲ 재활용쓰레기 배출을 한지 일주일이 채 되지않았지만 재활용쓰레기는 쌓여만 간다.

재활용 쓰레기, 어떻게 버리시나요?
뿐만 아니다. 각 아파트마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 방법과 시간이 다른데 공동생활이라는 이유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는 주민들을 만났다. 남구 달동의 한 아파트에 주거하고 있는 A(33)씨와 B(33)씨는 최근 결혼식을 올린 맞벌이 동갑내기 부부다. 신혼살림을 꾸리기 위해 이 아파트로 이사 왔는데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 아파트 총 10개동 약 1000여 가구가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시간은 토요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딱 1시간뿐이다.


A 씨는 이사 할 때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데 마음대로 버릴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베란다에 쓰레기가 쌓여간다고 했다. 특히 일주일에 1번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그렇다 쳐도, 주말 이른 아침 1시간만 허용된다는 이야기는 맞벌이인 부부를 더욱 당황스럽게 했다. 가끔 주말에도 출근을 하거나 전날 야근으로 늦게까지 일을 하게 되면 그 시간을 지켜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말에 집을 비울 때 쓰레기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 관리사무소에 물으니 “쌓아뒀다 그 다음주에 버리세요”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A 씨는 “사람이 집에 상주하고 있다면 몰라도 매일 직장생활 하는데 일주일 중 주말 오전 1시간만 쓰레기를 버려야 한다는 규율은 너무 불편하다”며 “이제 여름도 왔는데 쓰레기를 집에 쌓아두고 있자니 보기도 좋지 않고 날파리가 몰려들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에서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는 주부 C 씨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 두 명을 키우고 있는 집이다 보니 재활용 쓰레기가 일반 가정집보다 많이 나오는 편인데 마음대로 버릴 수 없으니 집에 쌓아두고 있다고 했다. C 씨는 “이전까지는 주택에 살아서 아파트는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다”며 “쓰레기 버리러 갈 때 다들 잠에서 깨지 못한 채 눈을 비비며 잠옷차림에 나오는 그 광경이 어떨 때는 좀비 같아 보여 웃프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쓰레기 배출 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아저씨들이 엄청 타박을 주시더라”며 “그때는 민망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웃프다는 표현은 웃기면서 슬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앞동에 사는 만삭의 주부 D 씨는 “예전에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2주에 한 번씩 했었다”며 “사실 나뿐만 아니라 남편도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와 아침에 쓰레기 버리는 걸 힘들어해 같은 아파트 사시는 친정 아버지께 쓰레기를 맡긴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버지께서 쓰레기 버리시면서 저희 것도 버려준다”며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이렇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불편하더라도 공동생활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E 씨는 “예전에는 2주에 1번 배출이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어나서 좋다고 생각했다”며 “불편하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공동생활이니 지켜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활용 분리수거 문제는 비단 이 아파트의 문제만이 아니다. 인터넷 카페에만 들어가도 이 안건과 관련된 주부들의 하소연 섞인 게시물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양산 사는 일명 ‘맘’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매일 버리시나요? 주 1회 버리시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예전에는 매일 재활용을 버려서 집 베란다가 깨끗했는데 지금은 일주일 동안 쓰레기를 모아 놓아야하니 여름에는 냄새도 심하고 날파리까지 몰려 든다”고 말했다. 글쓴이가 사는 아파트는 주 1회 월요일 오후 5시부터 화요일 오전 10시까지 재활용 쓰레기를 받는다. 이어 “다른 아파트들도 주 1회 재활용을 버리시나요? 누구를 위한 건지 너무 불편해요. 재활용을 매일 버릴 수 있도록 다시 바뀌면 좋겠는데 방법 있을까요?”라고 덧붙였다. 이에 글쓴이를 공감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아파트가 일주일에 주 1회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받는 것은 아니다. 각 아파트마다 관리사무소와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 간의 계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앞서 말한 울산 달동의 아파트와 같은 이름의 2단지에서는 재활용 쓰레기장을 상시개방 해뒀다. 이전에는 2주에 1번 쓰레기를 버릴 수 있었지만 쓰레기를 제때 버리지 못한 주민들이 수시로 쓰레기를 버려 관리가 되지 않자 상시개방으로 변경한 것이다.


관리사무소 측은 “각 아파트마다 경비원 수와 관리사무소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규율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우리 아파트는 경비원과 청소원을 두는데 청소원분들이 매일 아침 출근하셔서 쓰레기를 정리 하신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도 쓰레기를 주 1회 배출하던 것을 주민들의 항의에 상시개방으로 변경했다.


▲ 북구의 한 아파트는 주민들의 항의로 재활용 쓰레기장을 상시개방했다.

하지만 주 1회 시간을 정해놓은 아파트도 그들만의 입장이 있다. 앞서 말한 달동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은 “상시개방을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한데 우리 아파트는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둘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축허가도 받아야 하고 복잡한데 우리 아파트는 모든 게 여의치 않아 상시개방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단위로 쓰레기 수거 업체와 계약을 하는데 지난해까지는 2주에 1번 수거하던 것을 재활용 쓰레기의 판매수익 낮추고 주 1회 수거로 변경한 것이다”며 “시간을 늘린다고 해도 그것을 관리할 만한 인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사항으로 배출 시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면 다음 계약에서 새롭게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와의 계약은 내년 2월 만료이다. 아파트는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다. 공동생활이라면 정해진 규율에 따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변화되는 생활 패턴 속에 불편을 느끼는 주민들이 있다면 한 사람이라도 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주거환경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


글·사진=신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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