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祥瑞)로운 봄날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20-01-16 17: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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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전병찬 필진회장(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신경외과 과장)

▲전병찬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신경외과 과장
새해를 훌쩍 넘기고 나서 좋아하는 후배가 SNS로 문자를 보내왔다. 모 서실 원장님이 쓰신 ‘길상여의(吉祥如意)와 함께 ‘좋고 상스러운 기운들이 올 해 가득하시길 빕니다’라는 주석이 있었다. 


잊지 않고 보내준 고마운 새해 인사라 답장을 하려다가 문득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왔다. 왜냐하면 ‘상스럽다’는 말은 보통 ‘말이나 행동이 보기에 천하고 교양이 없다’는 뜻으로 쓰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 ‘상서롭다’와 ‘상스럽다’가 서로 달라 혹시 다른 분들에게도 민폐를 끼칠 수도 있으니 참고하도록 답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길상여의’를 검색해 다시 문자를 보내 오면서 후배는 그 뜻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중국 사람들은 용‧기린‧봉황‧거북을 '사령(四靈)'이라 해 신성하게 생각해 왔다. 그중 봉황은 길상을 상징한다고 여겼고 '운수가 좋을 기운'을 뜻한다. 바꿔 말하면 '상서롭다'는 ‘복되고 좋은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상서롭다'는 본래 형용사로 '상서로운', '상서로워', '상서로우니' 등으로 활용된다. "봉황은 새 가운데서도 가장 상서로운 것으로 손꼽혀 새 중의 왕으로 불린다"처럼 쓰인다.

이처럼 '상서로운'은 '상(常)스럽다'의 활용형 '상스러운'과 발음이 비슷해 자칫 잘못 적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상스럽다'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지만 '상서롭다'는 소시민들이 잘 쓰지 않는 글과 말이다. 그 뜻과 발음이 사뭇 다르므로 뒤바꿔 쓰면 괜히 새해 인사 잘하고 욕을 들을 일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된다.

"자동차 매출이 줄고 선박 수주가 절벽이라 자영업자들이 줄도산 하니 덩달아 울산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태화강과 십리대밭이 있는 국가정원에 그나마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니 상스러운 조짐과 기운이 엿보인다” 이 문장에서 '상스러운'은 '상서로운'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상스러운'은 "그 사람은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으나 뒤로는 저속하고 상스러운 말을 지껄이고 경거망동했다"처럼 쓰면 된다.

길한 징조에는 '상서로운'을 쓰고, 내로남불 하면 '상스러운'으로 쓴다는 점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상서로운 2020년 봄날은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고 다짐해본다.

울산종합일보 전병찬 필진회장(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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