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사다리, 장생포 고래특구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9-21 17: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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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조경환 논설위원겸 필진
▲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겸 필진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울산 내항을 벗어나다 보면 울산항 연안의 엄청난 산업시설에 놀라게 된다.

불과 반세기만에 이룩한 울산과 대한민국의 가슴 벅찬 결과물들이 울산만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러나 가난했던 어촌이 근대 산업발전의 중심에 서게되고 성장과 좌절을 건너온 역사가 장생포의 잔잔한 파도속에 녹아 있음을 아는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포경어업의 근거지가 방어진에서 장생포로 옮겨진 후 조용한 어촌 마을이 겪은 흥망성쇄의 지난 발자취는 격변했던 대한민국 근대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때 포경어업으로 최고 전성기를 누렸으나 1986년 포경어업 중단과 함께 성장이 멈추어 버린 장생포는 2008년 고래특구지정과 함께 직접 포경과는 또다른 차원의 고래특구로 변신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속 선사인들의 포경모습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것 처럼 울산의 포경역사는 오래 되었고 고래고기 식용에 대한 논란속에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장생포 고래고기 전문식당들은 혼획으로 잡힌 고래를 경매입찰로 구매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에 못미치는 공급으로 전통 식당들은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듯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은 1986년 IWC가 상업포경의 금지 후에도 남극해에서 합법적 과학조사를 허용하는 헛점을 악용해 포경을 계속해 왔다.

2018년 9월14일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상업적 목적의 고래잡이를 허용하자는 제안이 표결에 부쳐진 결과, 반대 41개국 찬성 27개국으로 부결됐다.

오히려 고래를 영구히 보호하자는 내용을 담은 플로리아 노플리스 선언이 체택됐다.

이에 일본은 IWC 탈퇴를 선언하고 2019년 7월1일 공식 포경을 재개했다.

연간 포획쿼터를 383마리(밍크고래 171마리, 브라이트고래 187마리, 보리고래 25마리)로 확정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본부를 둔 국제동물복지기금의 보고서는 일본정부는 수익성이 떨어진 포경산업지원을 위해 4억달러의 국가세금을 지원했으며 고래잡이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전통산업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리고 종사자수도 1000명에 못미치며 고래 포획량도 1962년 절정기에는 23만톤에 달했으나 2012년에는 5000톤으로 격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단체는 포경 대신 고래관람(whale watching)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상업적 포경을 금지 할 것을 권하고 있으나 일본은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며 생태연구목적 포획이라는 그들의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6년 포경이 금지된 후 관련산업은 몰락했다 특히 포경 전진기지로서 중심에 있던 장생포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고 도시 전체는 쇄락의 길을 걸었다.

2008년 8월1일 이 문제에 대해 고심하던 울산 남구는 장생포를 고래특구로 지정하고 2005년 5월31일 고래박물관을 개관했다.

이어서 고래생태체험관, 연구소, 고래바다여행선 취항, 고래문화마을 공원조성과 2018년 모노레일을 완공으로 고래특구의 인프라를 완성했다.

특히 국제동물복지기금의 권고를 일본보다 먼저 받아들여 시행한 고래바다 여행선은 2009년 7월 우리나라 최초로 취항했으며 2013년 4월 새로운 크루즈급으로 교체됐다.

승선인원 399명의 고래탐사선은 주간에는 고래탐사에 정기 운항하고 울산공단 야경관광 등 비정기적 운항에도 현재 나서고 있다.

변화는 때론 고통을 동반한다.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발전은 없다.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의 보존과 생태환경을 중요시 하는 세계적 추세로 미루어 볼때 포경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것은 과거 상업적 포경과의 단절을 뛰어넘어 새로운 미래로 가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울산 남구의 정책방향은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과 홍보로 전국 유일의 고래특구가 더욱 활성화 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 설정을 위해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 협력 또한 계속돼야 할 것이다.

울산종합일보 조경환 논설위원겸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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