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쉬 마을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2-25 16:51:14
  • -
  • +
  • 인쇄
울산종합일보 전병찬 필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초대병원장)
▲전병찬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초대병원장
KBS 주말 드라마 ‘하나 뿐인 내편’이 절찬리에 방영 중이다.

며느리가 살인마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내쫓아냈다. 게다가 사부인은 여동생 마저 형을 살고 나온 살인마와 연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자매간 인연을 끊자고 했다.

그러나 곧 반전이 될 것임을 작가는 암시하고 있다. 사실은 시청자들도 그가 살인범으로 누명을 덮어 쓴 것이라 해피엔딩이 될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오해가 풀리기 전에는 그 누구든지 용서할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미국에 아미쉬 마을이 있다. 1980년대 중반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영화 ‘목격자(witness)’에서 이 마을이 소개되자 지금도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전기, 전화, 컴퓨터 등 일체의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집단생활을 영위하는 기독교의 한 단체이다.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말이나 마차를 타고 다니며, 투표도 하지 않는 등 이색적인 집단생활을 하고 있어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6세기에 유럽에서 유래된 침례교의 일종으로, 17세기에 미국으로 전파돼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데 2차 세계대전 때는 전쟁참여를 거부하여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수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미쉬 교인들은 현대 과학문명을 죄악시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세금은 내지만 정부로부터 은퇴연금도 받지 않고 의료서비스도 받지 않는 독특한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자녀들은 공립학교에 보내지 않고 자신들이 세운 학교에서만 공부를 하도록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신앙심이 깊고 성스러운 아미쉬 마을에 여학생 다섯 명이 사망하는 총기사건이 벌어졌다. 마을 인근에 살던 희대의 살인마는 바로 자살을 했다.

이로 인해 미국 전역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마을 사람들은 더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수습하고 해결하는 방식은 우리들과 사뭇 달랐다.

마을 사람들은 사살당한 여학생들의 장례식에 참여하여 애도를 했다. 더욱 놀라운 일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살인마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여 기도를 했던 것이었다.

이 소식이 미국 전역에 알려지자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성금이 쇄도했고, 그 성금은 사망한 여학생들의 가족들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그런데 상상할 수 없는 반전이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평소처럼 다 같이 모여 기도하면서 회의를 했다. 성금의 일부를 형편이 어려웠던 살인마의 가족에게도 나누어주기로 했던 것이다.

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에서는 형기를 마친 살인마도 여전히 용서를 못한 채 괴로워하며 분노하는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아미쉬 마을 사람들은 신앙의 힘으로 가해자를 용서하고 그것도 모자라 도리어 도움을 주는 은혜를 베풀었다. ‘너희들 중에 죄가 없는 자가 있으면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를 실천한 것일까.

그런 반면 우리네는 한참 부족하다. 나를 괴롭히고 피해를 끼친 자를 결코 용서하지 못한다. 복수의 혈전을 벌리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다.

말과 노래로 사랑을 외치지만 결코 실천하지 못한다. ‘내로남불’로 만연되어 있다.

불경기라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세상이다. 세상 인심이 각박해 정도 사라지고 수 많은 사람들이 그저 서로를 헐뜯으며 매사에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다 같이 아미쉬 공동체를 들여다보면서 깊이 회개하고 숙연해져야 할 시간이다. 서로 한 발씩 물러서보자.

울산종합일보 전병찬 필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초대병원장)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