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플랫폼 시장 속 설 자리 없는 노동인권

김승애 기자 / 기사승인 : 2019-03-11 16: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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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노동 형태의 도래, 플랫폼 노동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생겨난 플랫폼 노동자들은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산재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등 노동의 사각지대에 갇혀있다. 


드디어 끝난 금요일, 주말을 함께 보낼 야식을 찾는다. 액정 위로 손가락만 올리면 치킨, 초밥, 똠양꿍까지 먹을 수 있다. 이는 누구나 손쉽게 누릴 수 있는 일상이 됐다. 심지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플랫폼을 기반의 플랫폼 노동자까지 생겨났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하나의 노동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산재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등 노동의 사각지대에 갇혀있다. 플랫폼 노동자의 숫자는 늘어가지만 이를 보호할 실질적인 대안은 없다.

노동인권, 결국 직면한 현실
제도권 밖 노동자 지켜야
플랫폼 노동자 지원책 절실


실태 파악 불가능한 노동자들

플랫폼 노동이란 스마트폰 일상화를 통해 새롭게 등장한 노동 형태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IT를 기반으로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중간지대 프리랜서이자 이른바 ‘디지털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불린다. 대표 앱은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 대리운전 ‘카카오T 대리’, 홈서비스, 택시호출, 쿠팡 플렉스 등이 있다. 심지어 대신 줄을 서주는 대행업체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이용해 본 사람들의 평도 좋다. 플랫폼 노동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서 소비자와 업주를 직접 매칭해 양쪽 모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자 머지않아 플랫폼 노동자가 전체 임시일용직의 10% 이상을 차지하려는 관측이 이상하지 않다.


▲지난 1월30일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위해 ‘플랫폼 영역의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출처: 플랫폼 노동연맹 홈페이지.


그러나 플랫폼 노동자들은 법률상으로 노동자가 아니다. 지난 1월30일 개최된 ‘플랫폼 영역의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은 “플랫폼 기업은 초기에 서비스가격을 낮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한다. 과당경쟁으로 결국 배달 기사들이 받는 수수료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플랫폼 노동자인 배달 기사들이 업체에 내는 앱 프로그램 사용료, 중개료, 보험료 등은 높아지고 있다”고 플랫폼업체의 사업모델을 지적했다.

새롭게 생겨난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부족하고, 당장 적용받을 수 있는 노동법, 법률적 정의조차 명확히 규정할 수 없다. 지난 2017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고용부에 특수고용직에 대해 노동삼권 보장을 위한 별도의 법률과 노동법 내 관련 조항 수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에 논의됐던 이 사안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 정부가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한 법제적 움직임이 필요해 보인다.

‘복지 사각지대’ 플랫폼 노동, 해결책은


▲서비스 경제사회의 불안정을 해결하기도 전에 플랫폼 노동이 등장해 현재는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비스 경제사회의 불안정을 해결하기도 전에 플랫폼 노동이 등장해 현재는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플랫폼 노동은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기준을 충족시키기가 어렵다. 임금 고용 계약관계를 맺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주 일어나는 고용 관계를 가짜자영업 관계라고도 칭하는데 이는 보장된 노동권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리운전의 경우 평균 월 순 수입이 181.5만원이었으며 음식 배달업의 경우에는 평균 230만원이다. 배달업의 경우에는 장시간 노동 관행이 반영 돼 있고 이들이 버는 돈에는 수리비, 입원비 등 복지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권뿐만 아니라 사회권에서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사회보험법에서 자격 기준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명시돼 있어 기준에 충족되지 못한다. 사회보장 서비스 중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는 주로 사회보험이 담당하는데, 일반 근로자는 산재의 100%를 사업주가 부담하지만, 특수형태 고용의 경우 산재의 50%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4대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소득의 17% 이상을 본인이 사회보험료로 납부해야한다는 말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에서도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보인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9일 열린 제5차 경제활력 대책 회의에서 우버 택시와 같은 공유경제의 제도적 기반마련을 위해 공유경제 종사자들을 위한 산재보험 적용 대상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의제별 위원회인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위원회에서 플랫폼 노동자에 관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실태와 객관적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구체적인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았다.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의미 재정립 필요

울산 배달대행 업체에서 일하는 P(35) 씨는 5개 이상의 음식점 배달대행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와의 관계에 대해서 P 씨는 “배달대행 업체와 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 현재 개인 사업자(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강도에 대해 기자가 묻자 “무조건 조심히 운전하는 수밖에 없다. ‘다치면 내 손해’라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배달 대행업체는 자영업자 및 프랜차이즈와 라이더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에서 자주 보이는 배달 대행업체는 생각대로, 울산배달조합 하나콜 정도다. 이들 업체는 자영업자 및 프랜차이즈와 라이더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를 통해 주문하면 바로고와 계약한 라이더가 음식을 가져다주는 구조다. 지역 기반 소규모 대행업체도 수백 개가 넘는다. 생각대로의 경우 지난달 기준 배달 건수는 515만건을 기록했다.

플랫폼 노동자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전 세계에서도 움직이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대표적인 나라는 스웨덴이다. 2017년 스웨덴 정부는 ICT 기반 플랫폼 노동자 현황과 노동 환경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웨덴 플랫폼 노동자 중 70%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이에 스웨덴 정부가 새로운 노동 형태가 등장에 맞춰 스웨덴 경제에 이를 안착시키기 위해 흐름을 바꾼 것이다.

덴마크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힐퍼(Hilfr.dk)는 2018년 4월 세계 최초로 덴마크노총 소속 최대 노동조합인 3F와 단체협약을 맺었다. 힐퍼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임금, 휴가비, 연금 등에서 덴마크의 일반 노동자와 같이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노동권 보장은 제도개혁을 포함해 플랫폼 사업자까지도 함께 나설 필요가 있다.

오는 5월1일 근로자의 날에 배달 라이더 노조인 ‘라이더 유니온’이 출범한다. 이들은 관련 정보 및 보험료 등 라이더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처럼 플랫폼 노동자들도 자신의 권리를 찾아 노동삼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승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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