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맛집] 마주치는 술잔과 녹두전의 만남, ‘종로녹두빈대떡’

김승애 기자 / 기사승인 : 2019-03-21 15: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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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 빈대떡과 코다리찜이 맛있는 공업탑 ‘종로녹두빈대떡’
▲종로녹두빈대떡의 술과 안주는 지친 삶의 활력소가 되며 소중한 사람과의 한 잔이 떠오른다.

 

중국의 당대 시인인 이백은 달과 술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항상 술이 빠지지 않았다. '마주할 사람이 없어 홀로 마시네. 잔 들어 밝은 달 청하니, 그림자까지 세 사람 되네. 달은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 부질없이 나를 따르네. - 술잔을 기울이면' 이백의 시를 듣고 있으면 일상을 위로하던 한 잔의 술과 그날의 안주, 그리고 술잔을 마주한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 생각은 전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술과 멋진 안주는 지친 삶의 활력소, 보고 싶은 친구를 멋쩍게 불러내기 좋은 소재가 된다.


고즈넉한 분위기로 8년째 공업탑 지키는 술집
‘두툼’ 빈대떡은 막걸리, 버섯전골은 소주 한잔
‘엄마의 손맛’으로 만든 음식, 남녀노소 맛있게

 

▲나무로 꾸며진 인테리어와 한지로 만들어진 조명이 눈을 사로잡으며 토속적인 벽지도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 발길 끊이지 않는 진정한 맛집


종로녹두빈대떡에는 사람이 항상 북적인다. 핫한 술집들이 모여있는 ‘공리단길’의 터줏대감이며 이미 맛집으로 소문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평일에도 많지만, 마음 편히 마시는 주말에는 가게가 가득 찬다. 공업탑 먹거리촌으로 들어오면 크게 ‘종로녹두빈대떡’이라 쓰여 있는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외관이 눈에 띄어 언제나 비 오는 날이면 빈대떡을 먹기 위해 등장하는 단골이 많다.


손님을 알리는 종소리에 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해준다. 널찍하게 20팀 이상 앉을 수 있으며 칸막이로 막혀있어 사적인 이야기나 회식을 하기에도 알맞다. 나무로 꾸며진 인테리어와 한지로 만들어진 조명이 눈을 사로잡으며 토속적인 벽지도 보인다. 따뜻한 분위기에 이야기도 술술 나온다.


사촌 형에게 가게를 물려받게 된 사장님은 “힘든 경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와주시는 분들이 있어 운영된다”고 단골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따뜻한 이야기들이 절로 나온다.

 

자리에 앉아 20개가 넘는 메뉴에 결정장애를 겪는 손님이 있으면 사장님이 넌지시 잘나가는 메뉴와 추천 술까지 알려주신다. 메뉴는 개별메뉴와 세트 메뉴로 나뉘어 있는데, 안주 2개 이상을 시킬 시에는 세트 메뉴로 시키는 게 더 저렴하다. 계절 메뉴도 인기다. 전문점이 아니고서 먹기 힘든 꼬막 데침도 있고 겨울 메뉴로는 과메기를 많이 찾는다.

■ 애주가들이 찾는 빈대떡과 막걸리


▲모둠전과 막걸리, 사이다가 들어간 2통1반은 의심의 여지없는 환상의 짝꿍이다.


노릇노릇한 빛깔과 고소한 냄새, 지글지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애주가들이 이곳을 들리는 이유는 바로 녹두가 들어간 빈대떡 때문일 것이다. 다른 빈대떡집은 시중에 나와 있는 분말을 쓰지만, 종로녹두빈대떡은 직접 녹두를 갈아 과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 낸다. 녹두는 철분과 카로틴이 많은 영양식품으로 해독작용도 뛰어나다. 빈대떡을 먹으면 영양도 보충하면서 입맛도 끌어 올려준다.

 

▲모둠전은 청양고추로 간을 맞춘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빈대떡과 함께 고구마전, 파전, 김치전을 맛볼 수 있는 모둠전 세트가 인기 메뉴다. 적당한 달걀옷을 입은 전들이 저절로 “2통 1반도 하나 주세요!” 외치게 만든다. 2통 1반은 막걸리 두 병에 사이다를 섞은 것으로 달달한 사이다가 막걸리의 맛을 배로 올려준다. 모둠전은 청양고추로 간을 맞춘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뜨거운 전을 먹고 차디찬 막걸리를 함께 먹으면 계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뜨거운 전을 먹고 한 입 가득 막걸리를 입에 넣으면 차가운 겨울과 따뜻한 봄이 저절로 느껴진다. 술집이지만 안주가 양이 푸짐하고 간이 딱 맞아 밥과 함께 먹어도 손색이 없다. 모둠전과 막걸리는 평범한 일상의 권태로움을 깨워주는 맛이다. 남녀노소 즐기기 좋지만, 퇴근 후 직장인들에게 가벼운 한 잔으로 적극 추천한다.


■ 소주 한잔에도 알맞은 메뉴 가득


종로녹두빈대떡은 막걸리에 모둠전만 먹기에는 너무 아쉬운 곳이다. 맛볼 메뉴들이 아직 많다. 이렇게 단골이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버섯전골은 팽이버섯, 목이버섯 등 3가지 이상의 버섯을 맛볼 수 있으며 얼큰한 국물이 일품이다.

 

버섯전골은 담음새만 봐도 “맛있겠다”는 말이 나온다. 팽이버섯, 목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3가지 이상의 버섯과 큼직큼직하게 썰린 두부가 식감을 자극하고 피망, 쑥갓 등 색이 화려해 군침이 돌게 만든다. 버섯전골의 얼큰한 맛이 소주를 부른다. 버섯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국물에 반해 버섯전골에 손이 간다. 버섯들의 고유한 맛을 즐기면서 양념이 가득 배어있는 두부도 금상첨화다.

 

▲쫄깃한 코다리와 매콤한 양념이 밴 감자는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코다리찜은 모양이 투박하게 생겼어도 맛이 깊은 메뉴다. 커다란 코다리를 2등분하고 감자와 무로 그 맛을 더했다. 매콤한 양념이 밴 담백하고 쫄깃한 코다리가 익은 감자를 만나면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 된다.


▲종로녹두빈대떡에 찾아가면 항상 그 마음, 그대로 위로받을 수 있다.

 

평일에는 항상 불행한 것만 같고 주말에만 조금 행복한 이들에게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언제든 종로녹두빈대떡에 찾아가면 따뜻한 엄마의 밥상으로 위로받을 수 있다. 오늘도 불안으로 점철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 차가운 술 한 잔으로 모든 걸 털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승애 기자


[위치] 울산 남구 삼산로35번길 7
[메뉴] 모둠전(2만3000원), 녹두빈대떡(1만5000원), 김치전(1만3000원), 코다리조림(2만원), 버섯전골(2만원), [계절메뉴] 꼬막데침(2만원), 과메기(2만5000원)
[오픈] 늦은 5시~아침 6시까지.
[문의] 052-256-0332.
[재방문의사]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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