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뺨을 마주서서 때린다면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8-12 14: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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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조경환 논설위원겸 필진
▲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겸 필진
춥고 배고프던 어린시절 그러나 단지 배가 고팠을 뿐 시기와 질투 그리고 빈부격차로 인한 배아픔은 없었기에, 시골마을은 그럭저럭 공동체가 유지되고 환난상휼의 전통은 살아 있었다.

변변함 장난감 하나 없이 산과 들을 누비던 시절, 장난기 가득한 동네 형들은 철없는 내 친구 둘을 마주 세워 놓고 상대의 빰을 때리게 했다.

처음 그저 시늉만 하던 두 친구는 점점 상대의 빰을 때리는 강도를 올려 끝내 그들을 울리고 말았다.

그날 이후 내 생각에 두 친구는 평생 서로를 원수처럼 생각 하고 외면할 줄 알았지만 둘은 환갑이 되도록 고향 마을을 지키며 때론 원수처럼 때론 원앙처럼 가끔 술도 한잔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늙어가고 있다.

근래들어 한일 양국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우리 대통령과 일본수상은 서로의 체면과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상대의 뺨을 후려갈기고 있다.

일제의 불법적 조선 병합과 독도문제로 얽한 영토분쟁, 그리고 고려와 조선을 거쳐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천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를 괴롭혀 온 일본이다.

역사 속에서 그들의 잘못을 잊지 못하는 한국국민들은 더 세게 일본의 뺨을 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은 그들의 잘못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우리로서는 황당한 주장인 독도영유권문제와 한일청구권 협정, 그리고 최근의 징용공배상판결 문제 등으로 한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경제보복을 시작했고 드디어 한일 양국경제에 크게 한방 날렸다.

우리의 상대는 또 있다. 북한은 그동안의 미사일 도발에 연이어 8월11일 함경남도 함흥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수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 고도는 약 48Km, 비행거리는 400Km, 최고속도 마하 6.1 이상이며 남한전역이 사정권이라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그리고 북한은 지금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한국정부를 조롱하고 위협했다.

지난날 그들은 동족을 향해 6.25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의 사상자와 아직도 아물지 않는 이산의 상처를 냈다.

이후에도 북한은 뺨을 때리는 정도가 아니라 주먹과 흉기로 우리를 공격했고 지금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폭발했다. 진보‧보수 두 진영으로 나뉘어져 정치권, 학계, 노동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언론계 등 그리고 국민들 사이에도 서로를 향해 뺨을 날리고 있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싸우는가?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평안을 위한다고들 하지만 그들의 진정성은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제발 정치와 국민이, 그리고 국민과 국민이 마주서서 서로의 뺨을 때리게는 하지 말기 바란다.

대내외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국난을 당한듯 어려운 시기, 국민들의 분열로 정치적 이득을 보고자 한다면 필연적으로 국민적 저항과 심판은 그들의 몫이 될 것이다.

가깝고도 먼 미국과 일본도, 미우나 고우나 피를 나눈 형제인 북한도 때론 앙숙이고 때론 원앙인 나의 두 친구처럼 지난날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비록 갈 길이 멀다고는 하지만 타고 있던 배 물속으로 가라앉은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제발 너만은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가졌는가’했던 함석헌선생의 말씀처럼 상대의 뺨을 칠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정녕 꿈이란 말인가.

우리가 사는 이곳은 광대한 우주의 작은 지구촌이다.

함께 멀리 가려면 상대를 외면하고 서로의 뺨을 칠것이 아니라 서로의 손을 잡아야 마땅한 것이다.

울산종합일보 조경환 논설위원겸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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