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제품과 존중받는 직원, 맑은기업의 원동력”

김귀임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7 14: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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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회적기업 황희 ㈜맑은기업 대표이사
▲ 황희 ㈜맑은기업 대표이사.


‘우리 모두 존경하며 화목한 회사를 만듭시다’ 어느새 다가온 여름의 열기를 느끼며 찾은 한 공장에는 20대부터 70대, 여성과 장애인 할 것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은 자신들이 얼마나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는지 어김없이 보여줬다. 코로나19로 닥친 시련에도 직원이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복지시설을 위해 과감히 공장 3층을 증축했다는 맑은기업. 친환경 제품들과 직원들의 자부심이 함께한 그곳. “저희는 아직도 성장 중입니다. 맑은기업은 정년이 없습니다”

최고 연매출액 93억 달성, 영업소 확장 등 ‘성장세’
청와대 등 전국 공공기업에 친환경 복사용지 납품
직원 절반 이상 취약계층… “복지, 처우 최우선으로”


▲ 맑은기업 공장 내부. 한 직원이 맑은기업의 주력상품인 복사용지를 운반하고 있다.


# 사회적기업 맑은기업, 연매출액 93억 달성

시작은 남들과 다를 것 없었다. 2011년 9월 첫발을 뗀 울산 사회적기업 ㈜맑은기업은 3명이라는 조촐한 인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회사를 키워간 때는 2012년 6월 제조공장을 만들고 나서부터다.

창업 초기,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황희 맑은기업 대표이사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회사를 알리는가’였다. 당시 울산의 복사용지 시장은 타지에 있는 물품이 꽉 잡고 있었다. 몇 번의 현장 방문과 이어지는 홍보. 학교를 방문할 때 무선 청소기를 들고 가 학교 창고를 청소해주는 식으로 회사를 위해 온몸으로 부딪혔다.

“기본적으로 회사가 알려져야 성장의 초석이 마련됩니다. 계속해서 방문해 제품 홍보 외의 일을 해주는 것은 물론, 인식 개선을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 결과 창업하고 6개월정도 지나니까 매출액이 조금씩 오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고객들이 필요할 때 빠른 일 처리를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겠죠”

3명이 뜻을 모았던 맑은기업은 어느새 29명으로 늘었다. 매출액 역시 성장세를 보이며 2018년 연매출액 93억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는 영업소 개편 등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회사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온라인 시장을 키우는 투자를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새롭게 혁신을 해서 매출을 더 키울 수 있도록, 위기를 기회로 삼겠습니다”


▲ 맑은기업의 주력상품인 친환경 복사용지.


# 테이프‧접착제 無, 청와대도 사용하는 친환경 복사용지

맑은기업의 주력상품은 복사용지다. 복사용지가 별 경쟁력 없이 타 시장과 동일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판가름이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맑은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친환경을 떠올렸다.

“어느 날 학교 행정실을 방문했을 때 계셨던 주사님이 용지 박스 배출의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사소한 불편이지만 저는 이걸 친환경적으로 개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2015년 박스 테이프나 접착제, 스테이플러를 사용하지 않고 복사용지를 포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특허로 이어졌으며, 특허를 바탕으로 녹색 기술 인증을 받았다. 이 기술인증은 복사용지 시장을 통틀어서 맑은기업이 유일하다.

현재 전국에 있는 공공기관들이 다 맑은기업의 복사용지를 사용한다 해도 무방하다. 2019년에는 청와대에도 들어갔다. 처음 시작은 학교였으나 지금은 공공기관이나 경찰서 등등 각지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맑은기업은 동종업계 중에서 제일 인증서가 많습니다. 그러면 구매하는 분 입장에서는 하나의 제품에서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죠. 이 복사용지 포장지는 접어서 만들었지만, 안에 용지가 차면 찰수록 더 단단해집니다”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경주뿐만 아니라 2019년 초 청주와 세종시 사이에 물류기지를 설립했다. 거기서는 서울과 수도권, 충청권 일대의 물류를 커버한다. 맑은기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호남과 경기도에 물류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맑은기업 공장 내부. 맑은기업의 주력상품인 복사용지가 출력되고 있다.

# 직원 절반 이상이 장애인, 함께 살아남는 법

황희 맑은기업 대표는 회사를 창업하기 전 장애인 단체에서 잠깐 일을 했었다. 그때 그는 장애인 근로자나 고령자, 여성 직원들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처우가 구축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맑은기업 직원 29명 중 장애인이 15명, 고령자인 만 55세 이상이 7명이다. 회사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와 직원의 만족도는 항상 매우 우수하다.

“우리 회사에는 현대중공업에서 퇴직해서 오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의 경험 역시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복사용지 포장박스는 직접 접어서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을 장애인분들이 도맡아서 열심히 작업해 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회사를 잘 잡아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 존중하는 기업. 맑은기업의 내부 평가는 외부로도 이어졌다. 모범장애인기업으로 보건복지부장관상과 우수사회적기업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2층 건물이었던 공장에 3층을 증축한 것도 직원들의 복지를 생각해서다. 남들이 사업 확장을 경제적인 이익 때문에 진행할 때, 3층 전체를 휴게 공간으로 만들었다. 자체 식당까지는 아니어도, 몸이 불편한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식사하라는 의도다.

“저희 회사의 비전이 ‘취약계층 고용을 늘리자’였습니다. 저도 장애인이지만 진짜 장애인들이 갈 만한 일자리가 많이 없습니다. 사업 품목을 다양화하고, 그걸 바탕으로 장애인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복지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당연히 맑은기업에 정년퇴직은 없습니다”

글 = 김귀임 기자
사진 = 박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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