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직장이 바로 좋은 직장인 이유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3-20 14:13:33
  • -
  • +
  • 인쇄
울산종합일보 박하용 필진(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 박하용 (주)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취업주도학구-취업부터 시켜주면 공부를 열심히 한다” 정부정책에 빗대어 선후 관계가 바뀌었음을 비꼬아 표현하는 온라인상의 HOT한 신조어의 하나이다.

최근 울산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이 긴 불황의 터널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동안 고통 받던 지역사회에서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기업에서는 예전처럼 대규모 공개모집은 아니지만 소규모 수시모집 형태로 채용공고를 내고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요즘 취업준비생들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년보장이 되고 안정적이며 좋은 직장을 구하려 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단순히 삶의 한 방편으로 생계유지를 위한 직장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을 회복하고 궁극의 행복을 추구하는 ‘나나랜드’의 청년들은 본인의 능력을 인정받고, 본인의 노력과 열정이 배반당하지 않는 직장,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장 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하고자 고민하는 것이다.

좋은 직장의 조건이 무엇일까? 높은 연봉, 우수한 복지제도, 근무시간 보장, 높은 성장 가능성, 고용 안정성 보장, 좋은 직장동료, 직무 적합도, 일과 사생활 양립, 개인적인 성장 가능성 등등 나열 하자면 너무나 많다. 이 모두를 만족시킬 직장이 있을까? 만일 있다면 필자도 그곳으로 이직준비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결국 이런 조건들 중 내게 가장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한 가지 조건이 만족 된다면 괜찮은 직장이다. 다행이 두가지 이상의 조건이 만족된다면 꽤 좋은 직장이다. 그 다음 단계는 충족되지 않은 다른 여러가지 조건들을 조금씩 양보할 마음의 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의 지원순서도 대개 정해져 있다. 공사직원, 대기업직원, 공무원의 순으로 자신의 진로를 잡았다가 정이 가능성이 없다고 느껴지면 그제야 중소기업을 염두에 두고 적성을 들먹인다. 그리곤 이내 자기 적성이 무언지 잘 모르겠다며 푸념을 늘어 놓는다. 공사직원, 대기업직원, 공무원에겐 적성 따윈 쓸모가 없는 것인가?

왜 중소기업들이 이렇듯 취업준비생들에게 외면당하는 것인가?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기술을 들여와서 그것을 값싼 노동력으로 생산해 우리 산업을 이끌어 왔다. 그러다보니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을 협력업체로 대하기보다는 하청업체로 취급해 왔던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도 이미 상당부분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 새로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대량 생산과 대규모 소비의 시대는 끝났고, 제조일변도의 산업구조에서 서비스 산업과 산업고도화에 따른 미래신산업 위주로 바뀌었다.

각 분야의 전문업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분야,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의 발달과 설비수준의 향상으로 전문분야들은 소수의 직원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시대를 맞이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더 일하고 더 적게 받는다는 막연한 피해의식에 기인한 그릇된 인식도 이젠 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학력 근로자, 기술기반산업 종사자들에게 있어 중소기업은 매우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우선 일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순발력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문가로부터 도제식 전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특히 이러한 장점들은 전문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발휘되고 있다. 아니 전문분야를 지향하는 기업들은 이미 대개가 중소기업이다. 지식기반산업을 이끌고 나가는 것은 이제 몇몇 대기업만의 고유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전문지식과 숙련된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로 특화된 전문분야의 사업추진력이 강한 중소기업들이 지식기반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이들은 이제 강소기업이라 지칭되고 있다. 문제는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가 아니다. ‘내 꿈을 이뤄내기 위해 지금 나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이 대목에서 묻고싶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공사직원, 대기업직원, 공무원이 될 수만 있다면 당신의 꿈 따위는 폐기되어도 좋을 잠자는 동안의 정신현상 일뿐인가? 공사, 대기업, 공무원을 준비하는 취업지원자들 중 상당수는 막상 입사 후 자신이 무슨 일을 할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대기업 입사 후 생산부문으로 갈 것인지, 영업부문으로 갈 것인지, 기술부문으로 갈 것인지, 관리부문에서 일을 할 것인지…

처음 만난 상대에게 “당신은 무슨 일을 합니까?”라고 묻는다. “선생입니다, 축구선수입니다, 의사입니다” 그렇다. 그게 맞다. 그런데 “예, 현대중공업에 다닙니다” 맞는가? 현대중공업에 다니는 게 직업인가? 왜 직장과 직업을 구분하지 못하는가? 평생 직업은 있어도 평생직장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현상은 우리의 오랜 조직주의 때문이다. 이런 조직주의는 학연, 지연‧혈연으로 나뉘어 끼리끼리 뭉쳐서 해먹던 시대의 유산이다. 내 능력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조직의 능력에 기대 삶을 영위하려는 풍조가 만들어낸 산물인 것이다.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피어’라는 시를 소개하고 싶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고용안정성은 이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히 개인의 문제일 뿐이다. 자신의 경쟁력으로 스스로의 자리를 만들어갈 때 비로소 자신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직장은 꿈을 달성하는 수단일 뿐이다. 직장보다는 직업을 보아야 하고, 직업보다는 내 꿈을 먼저 만나야 한다.

직장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능력을 객관화하고, 그에 맞는 혹은 도달 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순서다. 다시 말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해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일이 돈을 만들고, 일이 시간을 만들고, 일이 자신의 자리를 안정시켜준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하기 위해 투자할만한 비전이 있는가? 가장 중요한 직장의 선택기준은 “당신이 그 일에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가”이다. 그리고 내 인생에 있어 그 직장이 갖게 될 의미이다. 그래서 취업준비생들은 보다 멀리 바라보아야만 한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예전에 많이 들어 본 유행어다. 한 개그맨이 술 마시고 절규하는 이 유행어에 왜 그리도 공감하고 또 많은 웃음을 주었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1등만을 위한 교육, 1류가 되기 위한 경쟁구도가 삶의 지표가 되어 있었다.

이제 우리는 일등주의를 탈피하여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가치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1등이 아니라도 1류가 아니더라도 기억해주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이 아니겠는가.

당신에겐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젊음의 열정과 청춘의 이상(理想)이 이끄는 곳으로 달려보라. 자신의 꿈은 바라고 원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될 때까지 노력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직장을 구하느냐?”를 넘어서 직장을 구한 후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왜 내가 선택한 직장을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될 것이다.

울산종합일보 박하용 필진(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