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카페 속 신비한 비밀정원, ‘페이퍼가든’

김귀임 기자 / 기사승인 : 2019-04-09 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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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통도사 카페 - 페이퍼가든
▲경남 양산 통도사 인근 카페 '페이퍼가든'


계절에 따라 새롭게 살아나는 색감들. 상상만으로도 벌써부터 몽환적인 한 카페가 양산에 자리하고 있다. 방문한 사람들이 가진 감정마저 하나둘씩 칠해버리는 그곳의 겉면은 쓰이길 기다리는 종이처럼 하얀 건물이다. 때에 따라 새로운 매력이 채워지는 공간이 되는 이 곳은 또 하나의 숨겨진 문을 열면 가려진 비밀정원이 드러난다. 시끄러운 도심과 떨어져 마치 인근 산 속 요정이 놀러올 것 같은 아름다운 종이정원에 당신을 초대한다.

문을 열면 드러나는 숨겨진 정원
‘지금’, ‘우성’ 등 낭만적인 커피
결혼식‧강의 등 색다른 공간으로


▲페이퍼가든 내부는 안과 밖을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앉아서도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 하얀 종이정원, 자연의 색감을 담다
봄이 되면 분홍, 노랑의 꽃들과 싱그러운 초록빛의 색감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중에서도 경남 양산 통도사 근처의 풍경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어 더욱 풍부한 색을 자랑한다.


통도사 길을 걷다 이런 남다른 뷰를 혼자 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쯤, 새하얀 카페가 마중을 나왔다.


얼핏 보면 투박하다 할 수 있는 하얗고 네모난 카페, ‘페이퍼가든’은 금방이라도 풍경에 동화될 것처럼 투명한 유리창으로 사방이 채워져 있다. 


카페 앞마당을 기꺼이 손님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내놓은 배려에 감탄하며 문을 열자, 여기저기 놓인 꽃들과 은은한 커피향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페이퍼가든 내부

 

▲진효민 페이퍼가든 점장.
진효민(36) 페이퍼가든 점장은 “새하얀 색인 종이는 그 여백만으로도 좋지만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릴 때 더 깊은 의미가 담겨진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종이정원이라는 뜻의 페이퍼가든은 실제로 하얀 종이같은 겉면과 다르게 유리창 너머로 비춰지는 정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끌리듯 정원으로 향하는 또 하나의 문을 열자, 쭉 뻗은 시원한 길과 한 편에 자리 잡은 연못이 눈에 띈다.


특히 정원에 심겨져 있는 꽃들은 계절에 맞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봄인 지금은 벚꽃과 철쭉, 매화 등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페이퍼가든에 문을 열고 들어오면 가장 먼저 주문대가 반긴다.

정원을 가로질러 걷다 보면 또 하나의 사람을 담는 종이인 별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역시 통 유리창으로 사방이 시원하게 터 있으며 음료와 함께 앉아서 쉬다 보면 나도 모르게 깊은 생각에 잠긴다.


신비한 매력이 소문이 나서일까.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새들과 고양이마저 찾아와 쉬다 가는 이곳은 그야말로 ‘힐링카페’에 제격이다.

# “커피숍은 커피가 맛있어야죠”
카페는 커피가 맛있어야 한다. 진 점장은 “우리는 기본기에 가장 충실한 카페다. 커피숍에서는 커피로 승부를 띄워야 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렇게 추천된 메뉴 중 아메리카노, 자몽에이드, 블루베리 스무디, 플레인 요거트 네 가지를 맛봤다. 

 

▲왼쪽 음료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블루베리 스무디, 플레인 요거트, 자몽에이드. 촉촉한 빵의 식감이 일품인 바나나 파운드 케잌과 함께했다.

다양한 메뉴들이 많았음에도 아메리카노가 추천된 것은 조금 의문으로 다가왔는데, 페이퍼가든에서는 총 두 가지의 매력적인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지금’이라는 원두로 일반적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뜻한다. 지금 이 순간처럼 싱그럽고 정원 이미지와 부합한 이 원두는 조금은 산뜻한 커피를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다른 하나의 원두는 ‘우성’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단순히 점장이 정우성 씨의 팬이어서 그렇게 지었다는 이 원두는 이름만큼이나 묵직한 바디감을 자랑한다. 좀 더 깊고 풍부한 맛을 즐길 분들이라면 이 원두를 선택해 아메리카노를 맛보길 바란다.


그 중 ‘지금’이라는 원두를 선택해 맛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심플한 병에 담겨 있지만 맛만큼은 점장의 자신감이 들어있다. 시원함을 넘어 청량하기까지 한 이 아메리카노는 얼음이 담긴 컵을 휘휘 저었을 때 ‘딸그락’하는 소리와 함께 머릿속을 깨끗이 정리해 준다.

 

▲넓은 정원과 함께한 자몽에이드는 청량함을 넘어서 상쾌한 맛을 선사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자몽에이드. 흔히 에이드 하면 가루를 타서 주는 그런 맛이라고 오해를 하곤 한다. 그러나 페이퍼가든은 싱싱한 과일로 만든 음료에 착즙을 넘어 살짝 씹히는 알갱이가 재밌기까지 하다. 주황빛깔 음료에 살짝 올라오는 기포들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게 만든다. 음료 위에 떡 하니 올려져 있는 커다란 자몽 역시 새롭다.


블루베리 스무디는 처음 봤을 때 진한 색감에 살짝 당황할 법도 하지만 막상 먹어보자 약간은 성가신 갈린 알갱이들이 더욱 풍부한 맛을 이끌어낸다. 단맛과 함께 살짝 새콤한 이 스무디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맛으로 깔끔하게 입맛을 돋운다. 감히 선언해 보건데, 블루베리 스무디는 진한 버건디 빛을 띌수록 맛있다.


점장이 직접 추천한 또 하나의 야심작. 하얀색의 플레인 요거트는 그 어떤 것도 가미되지 않은 절제된 맛을 선사했다. 새콤달콤하지만 산뜻한 이 요거트는 “이게 내가 알던 그 플레인 요거트?” 하면서 몇 번씩 맛보게 된다. 들어가는 재료는 점장만의 일급비밀. 그러나 그 맛을 잊지 못하는 고객들을 충분히 이끌 수 있는 맛이다.


음료와 함께 당당히 메뉴판에 자리한 ‘바나나 파운드 케잌’. 직접 개발해 더 의미가 큰 이 디저트는 “내가 맛있어야 남들도 맛있다”는 신념으로 만들어지게 됐다. 바나나, 호두, 아몬드 등이 들어가 있는 이 케이크는 촉촉한 빵의 식감이 일품이다.  

 

▲한편에 자리잡은 책들과 앤틱한 가구들.

#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다채로운 공간
그 어떤 카페보다 변화가 많은 공간이라 감히 자부한다. 가게 내부에 자리 잡은 길쭉한 테이블들은 손님들이 파티를 하기에도, 회사원들이 모여 회의실로 쓰기에도 적합하다.


또한 산을 끼고 있어 탁 트인 정원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에 충분하다. 벌써 두 쌍의 커플들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모두 지인이 아닌 ‘입소문’만으로 실시됐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얼마나 이곳을 특별히 여기는 지 알 수 있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가운데 길은 웨딩마치가 돼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다.

 

▲별관으로 향하는 가운데 길이 결혼식에서는 웨딩 마치가 된다.

본관과 함께 자리 잡은 별관도 새로운 장소로 변신한다. 주로 고객들의 요청으로 강의가 펼쳐지는 이곳은 인문학 교수들의 문학의 장 또는 회사 브리핑룸으로 재탄생한다.


가게 안에 구성돼 있는 앤틱한 가구들 역시 손님들을 위해 준비됐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가구들은 손님들에게 판매되기도, 고고히 자리 잡아 카페를 빛내주기도 한다.


중심에 자리한 책상에는 점장’s Pick, 나를 가꿔주는 책들로 채워졌다. 가게 손님들은 음료와 함께 책을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도, 새로운 결심을 하기도 한다.

 

▲페이퍼가든의 벽에는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멋진 전시 작품들이 걸려 있다.

이와 함께 이곳이 전시장인지를 방불케 하는 멋들어지는 전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분기별로 한 번씩 바뀌는 이 그림들은 마음에 드는 작가님이 있을 때 찾아가 전시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전시 작품을 모으고 있는 한 콜렉터(Collector)가 자신만 보는 것이 아닌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현해 와 전시하고 있다.


이후 계획을 묻는 말에 진 점장은 “시간이 지나면 세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나무처럼 페이퍼가든 역시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다른 느낌을 선사하고 싶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산뜻한 맛과 풍부한 색감의 정원을 품고 있는 신비로운 카페. 생각에 잠기거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은 순간, 당신의 감성이 물들기를 기다리는 종이정원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김귀임 기자

[위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로 94
[메뉴] 에스프레소(5000원), 아메리카노 HOT/ICE(5000원/5500원), 카페라떼 HOT/ICE(5500원/6000원), 카푸치노(5500원), 카라멜라떼 HOT/ICE(5500원/6000원), 바닐라라떼 HOT/ICE(5500원/6000원), 아포카토(8000원), 녹차라떼(5500원), 토마토·자몽·오렌지·키위·바나나 생과일주스(8000원), 블루베리·바나나·키위 스무디(8000원), 자몽·레몬에이드(7000원), 플레인 요거트(7000원), 모든 케이크(6000원).
[오픈]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의] 055-382-1876.
[재방문의사]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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