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발행한 울산페이, 아직 먼 보편화의 길

김귀임 기자 / 기사승인 : 2019-09-09 11: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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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울산 최초 지역화폐, 각기 다른 입장차

 

▲ 지난달 29일 열린 울산페이 시연 행사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페이로 티셔츠를 구매하고 있다.

 

울산시(시장 송철호)는 상생을 목적으로 한 특별한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이른바 ‘울산페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바일 전자상품권은 정부와 시에서 발행 비용을 부담한다. 지난달 29일 발매를 시작으로 어느덧 10일 가량이 흐른 이 시점에서 과연 울산페이는 어떻게 이용이 되고 있을까. 시 내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나 그에 맞게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큰 뜻’을 가진 화폐. 본지가 직접 이용자로 나서 현장을 살펴봤다.

울산페이 구매 시 5% 할인 적용
가맹점 정보 ‘앱’ 통해서만 가능해
30% 소득공제, 수수료 0% 장점도
화폐 홍보 및 인식 개선 이뤄져야


▲ 한 가맹점 앞에 '울산페이 QR결제됩니다' 스티커가 붙어 있다.


# 가맹점 확인, 보다 편리해져야
울산페이를 사용하기에 앞서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구글스토어에서 ‘착한페이’ 앱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간단한 설정 작업을 거쳐야 한다. 착한페이 앱은 울산페이와 함께 공주페이, 김포페이를 담고 있다. 여기서 ‘울산페이’를 설정하고 몇 가지 안내를 거치면 비로소 울산페이를 사용할 일명 ‘모바일 지갑’이 만들어진다.


까다롭다면 까다로울 수 있는 인증 작업을 거쳐 드디어 입장한 울산페이 화면 하단 좌측에서 ‘충전하기’를 발견할 수 있다. ‘카카오 페이’ 등 다른 모바일 화폐가 그렇듯, 연동된 계좌에서 충전이 되는 방식이다.


시범삼아 3만원을 충전해봤다. 그러자 5%에 달하는 금액인 1500원이 제외된 2만8500원이 연동된 계좌에서 출금됐다. 


이제는 실제 사용을 해볼 차례. 가맹점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은 앱 내의 ‘가맹점 리스트’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GPS 설정을 하면 내 위치에 따라 자동으로 근처 가맹점들이 나열된다. 


현재까지 울산 내 가맹점은 3917곳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이 5만2000여 곳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찾아간 가맹점 입구에서는 ‘울산페이’라고 표시된 작은 스티커를 만나볼 수 있다. 물건을 구입한 후 울산페이로 결제를 시도하자 점주와 상인들의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유를 묻자, “울산시의 홍보로 했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결제 방식은 간단하다. 어플 내 ‘결제하기’를 누른 후 가게에 비치된 큐알(QR)코드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다만 결제 금액을 이용자가 직접 입력해야 한다는 부분은 아쉬웠다.


시 내 최초의 모바일 지역화폐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탓일까. 다소 불편하게 가맹점을 찾았지만 점주와 상인들의 아리송한 반응들은 울산페이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 울산페이 순회 설명회 모습.


# 市, 연말까지 300억 규모 발행
울산시가 발행부터 관리까지 모두 진행하는 울산페이는 지역경기 활성화라는 목표를 띄고 있다. 시 내에서만 쓸 수 있는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소상공인 경영 안정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야심차게 발행된 울산페이는 구매 시 상시 5%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30%의 소득공제와 가맹점 결제 수수료 0%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갖췄다.


특히 9월은 발행 기념으로 20만원 구매 시 7%, 30만원 구매 시 9%, 50만원 구매 시 10%의 할인을 적용했다. 단 1인당 구매 한도는 월 50만원, 연 5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시는 울산페이에 대해 연말까지 3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지역 금융기관 역시 울산페이 가맹점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울산신용보증재단(이사장 오진수)은 특별보증 공급시 보증료 0.2%를 감면한다. BNK경남은행은 등급에 따라 0.3%~0.5% 금리를 감면하고 NH농협은행은 0.2% 영업점장 특별우대금리 적용을, 하나은행은 울산신용보증재단과 연계로 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울산사랑상품권인 ‘울산페이’는 이용자와 가맹점 모두에게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며 “모바일 결제를 통해 수수료 부담이 없으며, 실시간 환전이 가능해 울산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시청 앞 건물에 울산페이를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 지난 5일~6일 열린 2019 추석맞이 직거래 장터에 울산페이 홍보부스가 설치돼 있다.

# 모바일 지역화폐, 인식 개선 필요
시민들은 울산페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시청 근처에 붙어있는 대형 홍보 현수막 등을 통해 울산페이에 대한 이름은 낯설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연령대 별로 울산페이에 대한 인식은 조금씩 달랐는데, 20~30대의 경우 울산페이의 존재를 알고는 있지만 이용방법을 잘 모른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50대 이후의 시민들은 울산페이와 같은 모바일 화폐가 다소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S(25)씨는 “버스를 타다 버스 광고판을 통해 울산페이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혜택이 많다는 것은 알겠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아직까지는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S시장 근처 상인 K(57)씨는 “시청에서 하면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저 같은 경우는 모바일 화폐가 생소하다”며 “시장에 연령층이 높은 분들이 많이 방문하기에 다방면으로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시는 전문 가맹 모집단을 구성하고 가맹점 모집을 위해 현장을 직접 순회하며 울산페이 안내 및 앱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동시에 구·군 근처 상점, 상인회 등을 중심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며 홍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연말까지 관내 1만여 개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정부가 발행한 제로페이 역시 효과가 미미한 시점에서 울산페이가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되는 것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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