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울산 교통약자, 그들의 권리는 어디에

김귀임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0 1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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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교통약자 이동 지원 현안

 

 

‘살기 좋은 세상이 찾아왔다’고 누가 그랬던가. 우리에게 살기 좋다는 정의는 크게 ‘복지’가 관련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집 앞 시장을 가는 것도,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 가는 길도 큰 난관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관련 ‘법’을 만든다 한들 어쩌겠는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울타리에 지쳐 여기저기 불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을. 누군가는 말한다. “울산 내 부당한 교통약자 복지를 제보합니다”

부르미 택시, 지역 상한제 ‘논란’
저상버스 올해 최저 도입률 기록
“허울뿐인 복지, 누구를 위했나”
市, 2021년까지 환경 개선 목표


# 부르미 택시, 차별적 요금 적용?
거리로 나서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한 그들을 위해 울산시(시장 송철호)는 나름의 대책을 세웠다. 그 중 하나인 ‘부르미 택시’. 시는 이동에 대한 선택지가 적은 장애인들을 위해 특별한 콜택시를 도입했다.


출발은 순조로운 듯했다. ‘중증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목표답게 12인승 승합차를 개조한 특별한 택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휠체어를 함께 태운 택시는 2007년 5대로 시작해 현재 비휠체어 탑승 택시까지 113대에 이른다.


그러나 입장을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법. 자리를 잡아가던 부르미 택시에도 작지만 분명한 균열의 목소리가 들리며 문제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재 부르미 택시 이용요금은 기본요금 5㎞에 1800원으로 일반택시 요금보다 32% 낮다. 

 

그러나 이는 울주군을 제외한 요금제로, 군의 경우는 다르다. 시가 지난 2010년부터 구‧군별로 다른 상한제를 적용한 탓이다. 


시는 군을 제외한 지역은 4500원, 울주군의 경우는 9000원으로 요금에 상한선을 뒀다. 여기서 문제는 남구-울주군과 같이 애매한 경계에 있는 경우다.


상황을 따져보면 이렇다. 중구나 남구, 동구, 북구는 이동거리에 상관없이 4500원 내로 다닐 수 있으나, 더 가까운 위치의 경우에도 ‘군’이라는 이유로 417m당 100원, 즉 100초 당 100원이라는 ‘추가 요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실제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 한 시민은 “남구 무거동과 경계에 있는 울주군 범서읍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며 명백한 차별임을 호소했다.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인천, 부산, 대구 등 어떠한 지역에도 지역 내 요금 차이는 없다. 

 

▲ 울산시 내 한 저상버스의 모습.

# 저상버스, 올해 5대 배정에 그쳐
또 하나의 눈여겨 볼 키워드는 ‘저상버스’다. 현재 시는 친환경 버스 도입과 확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비해 저상버스 도입에는 미지근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버스는 우리나라 대표 대중교통 수단이다. 따져보자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이 가능하기에 대표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여기에 저상버스는 노인, 유아, 장애인 등의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며 대중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바닥이 35cm로 일반버스보다 차체가 낮은 뿐더러 계단이 없어 승‧하차 시에 유모차, 짐수레, 휠체어 등이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저상버스 개폐 문.

올해 전국에 보급된 저상버스 예산은 지난해 보다 75대가 늘은 877대의 예산이 배정됐다.


그러나 왜일까. 울산에는 작년보다 7대나 적은 5대가 지원됐다. 


울산 인근 지역인 부산과 경남이 각각 88대, 59대를 배정받은 것과 비교해 봤을 때 아주 허무한 결과다. 


현재까지 울산이 보유하고 있는 저상버스는 96대. 울산 내 다니고 있는 버스가 약 750대에 달하는 것에 비해 아주 저조한 보급 실적을 보인다.


이에 노인, 장애인 등의 교통 약자들은 몇 없는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버스를 떠나보내고 있다. 

 

▲ 지난 6월13일 열렸던 울산장애인 콜택시 운영개선 요구 기자회견 모습.

# 허울뿐인 교통약자의 울타리
그렇다면 부르미 택시의 가격을 통일하고 저상버스의 수를 늘리기만 하면 해결이 될 문제일까. 답은 이용자만이 알고 있다. 이에 기자는 실제 현장으로 따라가 봤다.


한 지체장애인과 함께한 9일 오후 3시, 부르미 택시를 부르자 약 20여 분 후 도착 알림 전화가 왔다. 곧이어 도착한 차량에서 리프트가 펼쳐졌다. 기사의 도움으로 오른 차량에서 휠체어 바퀴와 몸에 안전벨트를 단단히 고정하고 해당 탑승자는 앞에 놓여진 ‘바’를 잡아 의지한다. 


이 이용자는 출‧퇴근 시간대만 되면 기본 30분은 대기해야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울산은 장애인 콜택시 이용률이 전국 최고에 달한다. 타 지역과 달리 ‘지하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 내 장애인은 5만여 명, 휠체어를 태울 수 있는 택시 수는 단 55대 뿐이다. 더군다나 하나의 택시 당 한 명의 기사가 담당한다. 이는 해당 기사가 쉬게 될 시 택시가 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날 직접 택시에 타자, 태블릿에 끊임없는 ‘콜’ 요청이 이어졌다. 흔히 쓰이는 ‘카카오 택시’와 비슷하다. 그러나 빠르게 콜이 수락되지 않아 요청은 쌓여만 갔다.


그렇다면 버스의 경우는 다를까. 기자는 이날 저상버스를 타는 것을 ‘포기’했다. 


첫 난관으로는 저상버스의 시간대가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청 버스택시과에 문의해본 결과, “해당 버스사업조합에 문의해 봐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알아보던 중, ‘울산버스정보’ 어플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이날 휠체어 표시가 표기된 버스는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운이 좋게 탄다고 해도, 입구와 도보가 딱 붙어야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버스기사는 몇 번의 후진과 전진을 반복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휠체어가 탔다 해도 시민들이 길을 내어줄 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노선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앞 정류장에는 단 한 대의 저상버스도 운영되지 않는다.

# 市 “교통약자 편의 증진 목표로”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교통약자들의 개선 요청에 시는 “의견 반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부르미 택시 차별 요금 적용에 대한 논란의 목소리는 울산시민신문고에 접수된 상태다. 


더욱이 6월24일 울산시의회 의원들은 지역 현안에 대한 간담회를 가지며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의견 제시를 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장애인 콜택시 사업과 관련해 지역별로 다른 요금체계 개선을 위한 조례 제정, 부르미 요금 인하 및 증차 등의 의견이 개진됐다.


앞서 시는 지난해 말 울산 내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계획을 알린 바 있다. 여기서 버스시설개선 및 저상버스 도입 확대 등이 발표돼 이후 개선 상황에 대해 이목이 집중됐으나 결국 올해 저상버스 5대 도입이라는 실적에 그쳤다.


그러나 아직 개선의 여지는 있다. 교통약자 환경 개선을 위해 오는 2021년까지 국비 40억원, 지방비 190억원 등 총 23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선포한 만큼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앞으로도 계속 시민들의 ‘눈’이 작용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 정부는 전국 시내버스 10대 중 4대를 저상버스로 교체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통약자들은 물론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질 때 비로소 그들의 권리를 찾아갈 것이다.

김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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