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DIZ, 한중일러 화약고 되나…3국 중첩 '이어도' 충돌위험 상존

연합뉴스 / 기사승인 : 2019-07-24 10: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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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군용기 제집 드나들듯…'경고통신·경고사격' 대응 한계
KF-16 독도서 10여분·이어도서 5분 남짓 작전…전날 공중급유기 안 떠 논란
▲ 독도 인근 영공 침범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A-50'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제공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군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가 독도 인근 영공까지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에 대해 사상 처음 경고사격을 가한 사건을 계기로 KADIZ가 새로운 안보 현안으로 떠올랐다.

KADIZ는 국가안보 목적상 외국 군용항공기의 식별을 위해 한반도 주변 상공에 설정한 임의의 구역을 말한다.

한반도 주변으로 중국(CADIZ)과 일본(JADIZ)의 방공식별구역도 설정되어 있다. '영공'은 아니지만, 이 구역으로 진입하려면 사전에 비행목적과 비행경로 등을 해당국에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이런 관례를 지키지 않고 무단으로 침입하는 사례가 빈번히 포착되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들이 KADIZ를 침입한 이후 중국은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며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의 자유를 누린다"고 했고, 러시아는 "관련 국제법 규정들을 철저히 준수했다"는 등 딴소리를 했다.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긴급 출격한 F-15K 및 KF-16 전투기들이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를 향해 각각 23회, 17회 경고통신을 하며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응답은 없었다.

중국은 자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동중국해 CADIZ에 지난 1월 외국 항공기가 진입하자 전투기를 출격시켜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왔다. 당신의 국적과 비행 목적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중국중앙(CC)TV로 내보낸 바 있다.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외국 항공기에 대해 비행목적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타국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해서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 KADIZ 무단 진입한 중국 'H-6'폭격기

◇ "방공식별구역 화약고 될 수도"…이어도 상공서도 충돌 위험

올해 들어 KADIZ에 진입한 군용기는 중국 25차례, 러시아 13차례로 집계됐다. 군 당국은 이들 국가의 군용기 진입이 더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군은 외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면 전투기를 발진시켜 대응하고 있다. 외국 군용기의 KADIZ 내 비행이 공세적으로 이뤄질 경우 군의 대응 강도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군의 한 관계자는 24일 "방공식별구역이 자칫 주변국의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면서 "군은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된 이어도 상공은 이번과 같은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곳이다.

정부는 2013년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로운 KADIZ를 선포했다. 우리 영토인 마라도와 홍도 남방의 영공, 이어도 수역 상공이 포함됐다.

동·서해 KADIZ는 그대로 두고 거제도 남쪽과 제주도 남쪽의 KADIZ를 인근 인천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키는 형태로 조정했다. 기존 KADIZ보다 늘어난 면적은 남한 면적의 3분의 2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이 제주도 남단의 KADIZ와 일부 중첩되고 우리 관할 수역인 이어도가 포함된 CADIZ를 일방적으로 선포하자 취한 조치였다.

군은 외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면 경고통신을 하고, 이번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의 경우와 같은 영공 침범 행위가 있으면 경고사격으로 대응한다. 외국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해 즉각 퇴각하지 않으면 전투기에서 실제 화기 시스템을 가동하거나 격파 사격 등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KADIZ는 영공이 아니기 때문에 무력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경고통신과 경고사격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 KADIZ 무단 진입한 러시아 'TU-95'폭격기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제공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군은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A-50이 KADIZ에 진입한 데 이어 A-50이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하자 전투기 20대를 출격시켰다. KF-16 8대와 F-15K 12대가 떴다. 일본도 F-15J와 F-2 등 전투기 10여대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전날 한·중·일·러 군용기가 동해에서 맞닥뜨릴 때 전투기를 띄우지 않았다.

북한은 국제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동해 KADIZ에 진입할 때 북한 영공으로는 비행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들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영공을 거치면 비행거리가 더 늘어나고 그만큼 연료 소모량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전투기 20대 출격할 때 공중급유기는 지상에 계류

공군이 전투기 20대를 출격 시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에 대응한 것은 작전 임무 시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공중 급유를 하지 않을 경우 F-15K는 독도에서 약 30분, 이어도에서 약 20분, KF-16은 독도에서 약 10분, 이어도에서 약 5분간 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F-15K와 KF-16이 임무 중 공중급유를 받으면 작전 가능 시간은 급유 1회당 약 1시간씩 늘어난다.

공군이 공중급유기 4대를 도입하는 것도 이런 작전 임무 시간을 고려한 대책이다. 공군은 지난 1월 유럽 에어버스가 제작한 공중급유기 KC-330(시그너스) 1호기를 전력화했다.

▲ 1월 30일 공군 김해기지에서 열린 KC-330 공중급유기 전력화 행사 중 공중급유기 명명식에서 KC-300 시그너스(Cygnus)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고 있다. 2019.1.30 [사진공동취재단]

KC-330은 전폭 60.3m, 전장 58.8m, 전고 17.4m다. 최대 속도는 마하 0.86, 최대 순항고도는 약 1만2천600m이며, 최대 항속 거리는 약 1만5천320km, 최대 연료 탑재량은 약 24만5천lbs이다. F-15K 최대 10여대, KF-16 최대 20여대에 급유할 수 있고, 300여명의 인원과 47t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그러나 군은 전날 전투기 20대를 출격시키면서도 공중급유기는 띄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과 같은 비상 상황에 대처하고자 공중급유기를 도입했으면서 왜 띄우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국방부와 합참은 공군작전사령부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았고, 합참 작전본부장 주관으로 작전 상황을 관리했다. 그러다가 러시아 A-50이 독도 영공을 침범하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작전 상황 주도권을 넘겼다. 이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서다.

실제 우리 공군 전투기는 영공을 침범한 A-50 전방에 1차 80여발, 2차 280여발 등 총 360여발을 경고 사격했다. 외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도 처음이었고, 외국 군용기를 향해 경고 사격한 것도 사상 처음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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