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의 발전…당근마켓, 언택트 시대를 역행하다

김승애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6 09: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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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어떻게 발전했나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인 당근마켓은 지난 5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쇼핑앱 2위에 선정됐다. 사진출처: 당근마켓 페이스북 페이지.


경제적인 효과로 꾸준히 인기 높은 중고거래
구매와 판매 역시 똑같이 중요한 요즘 소비자
당신 근처의 정보 연결하는 ‘마을 커뮤니티’ 부활


당근마켓 사용자는 총 679만명으로 지난해 5월 기준 241만명인 것에 비교하면 182%나 증가했다. 거래 건수도 750만건으로 늘었다. 사진출처: 당근마켓 블로그.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중고거래 부흥

당근마켓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쇼핑앱 2위에 선정됐다. 1위는 쿠팡(1349만명)이었다. 당근마켓 사용자는 총 679만명으로 지난해 5월 기준 241만명인 것에 비교하면 182%나 증가했다. 거래 건수도 750만건으로 늘었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으로 지역에 기반한 중고거래 서비스다. 국민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당근마켓은 부흥한다.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다. 또한 중고물품이기 때문에 소독과 예방이 중요한 시기에 꺼려지기 마련이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 앱과의 경쟁은 물론 유통공룡을 넘어 언택트 시대를 당당히 역행한다. 앱을 처음 구동하면 사용자 위치를 설정하고, 당신이 있는 곳에서 6km 이내 이웃끼리만 거래할 수 있게 돼있다. 원하는 물건이 있더라도 거주지가 먼 회원과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거래 파기 및 택배 사기가 많은 중고거래에서는 ‘거래 신뢰’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택배를 부치지 않고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 있는 곳)에서 거래가 가능해 번거로움도 없다.


당근마켓이 성장한 데는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탓도 있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새것보단 저렴한 중고를 찾고, 쓰지 않는 물품을 파는 경향이 많아진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 학과 교수도 "중고는 저성장이 악화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소비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인데, 나름의 수입 속에서 '적게 쓰지만 큰 만족을 얻으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당근마켓의 인기가 보여주듯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되면 적게 사고 적게 쓰는 미니멀리즘이 소비문화의 새로운 주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는 앞으로 중고거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쏘카,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붐이 일면서 '쓰던 물건'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됐다. 특히 IT 기기 얼리어답터들은 신제품이 나왔을 때 써보고, 얼마 뒤 새 제품이 나오면 팔고 다시 사는 모습도 이제는 익숙하다.

“당근이세요?” 당신 근처의 이웃을 알게되는 순간
 

당근마켓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중고거래가 아니다. 당근마켓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기 위해 탄생했다. 당근마켓팀 블로그를 들어가면 '동네 이웃 간의 연결을 도와 따뜻하고 활발한 교류가 있는 지역 사회를 꿈꾸고 있어요’라는 문구가 돋보인다. 온라인 공간에 일종의 마을 커뮤니티, 회사의 표현을 빌리면 ‘작은 세상의 구현’을 위해 만들어졌다.

 

▲ '당근마켓 덕후'라고 불리는 A 씨는 유투브용 브이로그 카메라, 카카오 프렌즈 가습기, 휴대용 선풍기 등을 팔아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

울산 남구 야음동에 거주하는 A(24)씨는 ‘당근마켓 덕후’다. 유투브용 브이로그 카메라, 읽지 않는 책, 카카오 프렌즈 가습기, 휴대용 선풍기 등을 팔아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 "집에만 있다 보니 집안 살림에 자꾸 손이 가고,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들을 시험 삼아 당근마켓에 올렸다"는 A 씨는 게시물 올린 지 5분 만에 연락은 받은 물품도 있었다.


코로나19의 감염이 걱정되지 않냐고 기자가 묻자, "어차피 마스크를 끼고 오고, 이웃이라 생각하니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또 "거부감도 없고, 주로 구매자들과 나이도 비슷해 당근마켓 채팅으로 친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주로 생활용품들이 잘 팔렸고, 상대적으로 의류는 안 팔렸다. 주변 거주자들에게 나눠준다고 생각하니 만난 자리에서 가격을 더 깎아주기도 했다. 진짜 이웃을 만나는 느낌이었다. 또한 돈을 번다는 개념보다는 안 쓰는 물건을 나누는 개념에 가깝다. 


판매율만 따지면 중고나라보다 당근마켓이 확실히 덜 팔리는 편이다. 중고나라의 경우 18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대상으로 판매 글을 노출할 수 있다. 하물며 중고나라는 ‘중고나라 고수’가 있는 것처럼 초보들은 범접할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아마추어의 세계다. 중고나라라면 어림없는 가격 흥정도 가능하다.


당근마켓은 따듯하다. '매너 온도'를 통한 평판조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매너 온도란 메시지 응답률, 재 거래 희망률, 거래 후기 등을 종합해 수치화한 것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믿을만한 이용자라는 뜻이다. 30일간 빠짐없이 접속해야 받을 수 있는 ‘당근홀릭’ 배지도 있다. ‘당근홀릭’은 이용자의 13%만이 가질 수 있다. 거래 후기까지 남겨야 완벽한 거래가 성사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당근마켓의 성장은 환경에도 반가운 일이다. 물건을 버리지 않고 중고거래함으로써 ‘2020년 뉴(NEW) 아나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 

AI가 광고·모조품·사기글 걸러내며 신뢰도 1위 달성

모바일 플랫폼은 대체로 광고로 수익을 낸다. 이것도 동네 주민만을 겨냥한 광고다. 동네 미용실부터 이사, 과외, 조명, 인테리어, 네일숍 등 확실한 지역 타깃으로 진행된다. 당근마켓팀의 목표처럼 지역 커뮤니티로 사업이 가능한 '동네 종합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로인해 당근마켓은 지난해 400억원의 투자를 받아냈다.


머신러닝으로 AI를 학습시켜 관련 사진을 찾아내 아예 거래를 못 하게 만든다.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가방 모조품(짝퉁)도 AI가 잡아낼 수 있다. 일반인들의 중고 거래가 아닌 상업적 광고 글, 사기성 글도 포함된다.


당근마켓의 성장은 환경에도 반가운 일이다. 물건을 버리지 않고 중고거래함으로써 ‘2020년 뉴(NEW) 아나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 실제 당근마켓은 이용자에게 '당근가계부'를 발송된다. "00동 주민들이 당근마켓 거래를 통해 재활용한 자원의 가치는 128.560t의 온실가스를 줄인 것과 같아요" 등의 내용이다.


또한 당근마켓은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6월 첫 주간을 ‘환경 위크’로 지정하고, 7일까지 당근마켓 이용자들이 알고 있는 유용한 환경보호 팁(Tip)을 나누고 공유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환경보호 팁 공유 이벤트’는 당근마켓 이용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앱 실행 첫 화면 상단의 ‘이벤트’ 페이지에서 참신하고 유용한 팁을 공유한 이용자를 선정해 환경보호 필수 아이템인 장바구니와 텀블러 등 당근마켓 로고가 새겨진 굿즈를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김승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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