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없는 볼썽사나운 정쟁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5-13 09: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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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임동재 객원논설위원(실내환경전문기업 에어림 대표)
▲ 임동재 실내환경전문기업 에어림 대표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합의해 처리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으로 정국이 볼썽사나운 대립의 장이 되었다. 거대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패스트트랙이라며 반발해 몸싸움을 불사했고, 전국을 다니며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패스트트랙은 발의된 법안이 여러 이유로 제 때 상정되지 못해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2015년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이번 패스트트랙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불리는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법안 모두 정치권과 검찰 등 힘 있는 권력기관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리면서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이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정쟁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민생과 관련된 법안들은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추경안에는 미세먼지 대책과 강원 산불, 포항 지진 피해 지원 등 재해 관련 예산과 경기 대응 예산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4월에 발생한 강원 산불은 국가재난사태 선포에 이어 고성군 등 5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피해가 커 복구와 피해자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은 1년6개월이 넘도록 피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았고, 지열발전이 지진 발생을 촉발했다는 정부합동조사단의 발표 이후 정부의 책임론이 커진 상태다. 미세먼지 역시 국민 건강권과 직접 관련 있는 사안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 관련 법안들도 수개월 째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비롯한 금융 관련 법안들은 5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외에 다양한 경제활성화 방안과 탄력근로제, 최저임금 등 노동 현안을 비롯한 민생 관련 법안과 대책들이 산적해 있다.

과연 지금의 정쟁이 국민은 안중에 있는지 의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투표 결과에 따라 각 정당 간 큰 폭의 의석 수 변화가 불가피해 눈치 보기와 결사반대의 입장이 뒤섞여 있다.

국민보다는 정당 간 이해관계가 우선인 논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의 핵심 권한인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전제되기 때문에 검찰의 격렬한 반발을 사고 있다.

여기에 법원을 비롯해 고위공직자 집단의 반발과 삼권분립 훼손 등의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앞으로도 갈등과 대립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자기 집단의 보호 내지는 권력 보존을 위한 논리를 앞세울 뿐 국민을 우선하지 않는 태도다.

정치는 지금 국민을 위하지 않고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립하고 있다. 한편으론 이념에 관계없는 정책을 둘러싸고 국민들을 좌파 우파로 갈라 갈등을 부추기고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같은 내용의 정책이라도 추진 주체에 따라 보수적인 정책이 되기도 하고 진보적인 정책이 되기도 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정쟁을 벌이더라도 최소한 시급한 민생 관련 현안은 챙기는 것이 정치의 도리다. 우리 정치, 정말 국민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

울산종합일보 임동재 객원논설위원(실내환경전문기업 에어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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